온라인으로 돈버는 법/그림쟁이의 먹고사니즘

디자인 일러스트 공모전 플랫폼 라우드소싱, 하지 마세요

아오리댁 2021. 2. 15. 19:43

한때 나도 라우드소싱 웹사이트를 엄청 기웃거리고 맨날 새로운 공모전 업데이트가 올라왔나 확인하고 그랬던 적이 있었다.

 

당선 작품들 보면서 자극도 많이받고, 어떤 작품들이 선정이 되었는지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언제 그랬냐, 백수였을때.

 

일감따기가 너무 어렵고 수입이 없을때 상금이 걸려있으니까 공모전에라도 목숨걸게 되더라.

 

마지막에 50만원짜리 공모전 1등 한번 해보고, 1등 작품 보고 연달아 의뢰 온 주문 하나 받고 바로 접었다.

 

 

 

 

1등까지 했는데 왜 접었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라우드소싱은 디자이너/작가들의 귀한 작품을 공짜로 쓰고 있으니까.

 

한 두달동안 10개가 넘는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당선된 작품 하나 말고는 어떤 댓가도 받지 못했다.

 

내가 힘들게 만들어 낸 시안은 당선작 밑에 깔아주는 제물로 바쳐진 셈.. 한마디로 효율이 엄청 떨어지는 일인거다.

 

 

공모전이 다 그런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공모전 자체가 문제다.

 

공짜로 시안을 받고 당선이 되면 저작권 마저도 지들이 가져감.

 

공모전은 주최자를 위한 것이지 창작자를 위한 제도가 전혀 아니다.

 

 

 

모두가 잘 아는 '레드닷 어워드' 같은 권위있는 공모전도 실상을 알고보면 장삿속임.

 

공모자들이 일정의 공모료를 지불하고 작품을 출품을 시키면 레드닷이 작품을 뽑아 상을 주는 것인데,

 

레드닷의 비즈니스 모델은 본인들의 권위를 돈을 받고 판매하는 형태다.

 

 

그래, 레드닷이야 모두가 인정하는 권위자고 심사위원도 업계 전문가들이니 그렇다치자.

 

하지만 라우드소싱이 악질인 것은 출품작을 공짜로 쓰면서 고객들한테는 시안 여러개 받을 수 있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홍보할거면 출품작에 대해 어느정도 댓가를 지불해야 맞는거 아닌가??

 

곱씹어볼수록 정말 악질임..

 

 

그뿐이 아니다.

 

1등 당선작보면 정말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는 경우도 허다함.

 

이게 전문가가 뽑는게 아니라 아무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타 업종의 고객이 취향대로 뽑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원래 외주라는 것은 고객의 입맛에 맞는 작업물을 뽑아 주는것이 맞다.

 

하지만 라우드소싱이 지향하는 것은 명색이 '공모전'이고, 1등 이라는 등수까지 매기며 상장 같은것까지 주는데, 그냥 입맛대로 뽑을거면 차라리 그런걸 하지말든가.

 

권위도 없는 한낱 플랫폼이 일개 업체들끼고 권위있는척 상장까지 주니까 재수가 없는거다.(상장 어따 쓸데도 없다 이것들아)

 

 


 

앞서 포스팅했던 크몽도 창작들에게 썩 훌륭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작업한 것에 대해 푼돈이라도 받을 수 있고

 

원하는 단가를 불러서 응해주는 주문을 선별적으로 진행하면 나쁘지 않다. 수수료는 여전히 ㅂㄷㅂㄷ이지만..

 

근데 라우드소싱은 1등을 하거나 걍 시안 깔아주는 무료봉사(=시간/노동낭비)하거나 둘중 하나임.

 

안한지 1년 넘었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크몽 관련 포스팅 참고▼

aomori.tistory.com/2

 

프리랜서 재능마켓 크몽 kmong의 장단점, 수수료

아직까지 내 주요 수입원은 다달이 들어오는 회사월급인데 아무래도 외국에 있다보니 고용형태가 좀 거시기하다; 계약기간이 따로 없는 풀타임 용역직으로 9 to 5 재택업무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aomori.tistory.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라우드소싱을 이용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유형이 두 부류 있기는 하다.

 

1. 대학생  2. 백수

 

금전적 보상 기대안하고 포폴 만들기용으로는 추천함.

 

업체들이 올린 의뢰 기획안을 보면서 실무를 익히기에 좋고, 당선작과 내 작품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물론 본인 작품이 당선되면 돈도 버니 좋은거고.

 

 

그러나 당신이 이미 프로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디자이너이고,

 

확실히 내게 돈을 지불해줄 일감을 따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부디 라우드소싱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시길.

 

 

당신의 작품과 시간은 소중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