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어디서나 할 수 있어

주식 차트매매에 대한 단상 (feat.에스제이그룹 뇌동매매)

아오리댁 2021. 2. 8. 22:16

나는 가치투자를 지향한다.

 

얼마전부터 차트 공부를 조금씩 시작하긴 했지만, 아직은 고수들의 고견을 어깨너머로 보고 있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

 

주식을 처음 접할때만해도 차트매매, 기술적 분석은 정말 말도 안되는 쌉소리고 그걸로 돈을 번다는건 단순한 운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다.

 

기업과 시장에 대한 공부 없이 차트만 보고 단타치는 주식은 말그대로 도박에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음.

 

부모님 세대에 주식으로 말아먹은 집안이나 드라마에도 곧잘 묘사되어 온 망한 부잣집의 원인은 다 그런거라 생각했었으니까.

 

 

그러다가 우연히 굉장한 트레이더 블로거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차트매매로만 하루만에 몇 백, 몇천만원을 아주 우습게 벌어벌이는 모습을 목격.

 

왠만하면 우연이려니 했을텐데 한 두번의 수익 인증도 아니었고, 차트로 돈을 불려온 그동안의 과정들이 꽤나 솔직하고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블로그 덩치도 제법 있어서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보였는데, 알고봤더니 코인 바닥에서 얻어터지면서 차트만 7년을 판 20대 중반의 젊디 젊은 청년이었네?!

 

심지어 최근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게임스탑 하락장에서도 남들 다 꼭대기에 물려있을때 혼자 몇 천만원 먹고 나오는걸 보고 현타 씨게 옴..

 

 

근데 사실 이런 사람들이야 몇년동안 밥먹고 똥싸는 시간빼고 눈벌게지도록 차트만 본 사람들이고, 거기에 재능의 영역도 분명히 있을테니 오 나도 저렇게 되야겠다! 싶은 생각은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오히려 잘 안들고,

 

차트를 좀 볼 줄 안다면 추가매수를 하더라도 적어도 진입 타이밍 정도는 제대로 알고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

 

장기투자나 가치투자를 하더라도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사이클이나 흐름이란게 분명히 있기때문에 이 웨이브를 타면서 적당히 치고 빠지는게 현명한 투자 아닐까하는 깨달음. 기업이 튼튼하다고 해서 무조건 그냥 묻지마 매수하는 거시 능사가 아니란 말.

 


 

 

최근에는 이 젊은 트레이더 추종자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상주하면서 이것 저것 귀동냥으로 많이 배우고 있는데 주식단톡방 특성상 뇌동매매(무작정 따라사기) 하게 되기 쉬워서 한번은 대세를 따라서 사 본적이 있다.

 

이 단톡방은 리딩방도 아니고 그 트레이더가 그냥 재미삼아 만든 쌉소리방인데, 가끔씩 고수들이 한두마디씩 툭툭 던져주는 말들이 매우 주옥같은 그런 방이다.

 

그 방에서 나온 근거로 뇌동매매한 주식은 바로 '캉골'로 유명한 에스제이그룹이었는데, 잘 모르는 기업이긴 했으나 아무 이유 없이 무작정 따라샀던 것은 아니었고, 당시 대부분의 지수들과 섹터들이 오를대로 오른 상황에서 패션 관련주들만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매수 이유였다.

 

거기다가 (나는 볼 줄 모르지만) 단톡방 내에 차트고수들의 첨언으로 홀린듯이 뇌동매매를 하게됨;

 

 

1월, 최저점 찍고 양봉뜰때 15,900원에 매수

 

당시에 오르기전 차트가 어떤 이유로 매력적이었는지는 아직도 확실히는 이해를 못하고 있다; 추세선을 그어보라는데 진짜 모르겠음 ㅜ

 

여튼, 그렇게 매수를 한 후 하루 이틀 후 양봉이 날랐고 발빠른 단타고수들은 19,000원 언저리에서 빠르게 먹고 빠졌지만, 나같은 쩌리는 장기투자 버릇못버리고 멍때리고 있다가 1월 말 매수가 근처까지 떨어지는거 보고 쫄아서 반등하자마자 17,000원에 매도했다.(이런 흑우없제..)

 

결과적으로 내 주식 역사상 최단기 보유 주식이었고, 여러모로 좀 아쉬운 매매였으나 어쨋건 이것 또한 익절임에 감사를..

 

지금같은 호황이니 여차해도 왠만하면 익절이지만, 앞으로 하락장에는 어떨지 참 스스로 걱정이다.

 

아무튼 간에, 매수하자마자 에스제이그룹 주가가 날아가는 걸 보고 차트매매에 대해 느낀바가 참 많다. 가치투자를 하더라도 이 차트 읽는법은 기본이라도 꼭 알아야겠구나. 

 

 

단톡방 고수분 중에 어떤 분이 주식매매의 핵심에 대해 했던 말을 적으며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꼭 차트에 국한되는 말은 아니고 항상 물리는 매매만 하는 주린이들에게 인사이트가 되길.

 

 

"..너가 애플을 산다고 했지? 그럼 너가 그 주식을 사는 기점으로 애플이란 회사가 변하는게 있어? 내가 보기엔 변한거 아무것도 없어. 똑같이 폰팔이에 클라우드 사업하고 물론 애플카가 새로운 사업이긴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말은 왜 주가가 낮을때는 살 생각을 안하고 똑같이 폰팔이에 클라우드 사업하는데 주가가 갑자기 올라야 사냐는거야. 회사는 변한거 없이 항상 똑같이 잘하고 있는데.

 

... 사람들이 주가랑 회사 일하는거랑 무조건 정비례 한다고 생각하는데 회사가 잘되면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은거지, 회사는 회사고 주가는 주가임.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테슬라는 여전히 혁신해. 근데 지금 이 가격에 들어오는게 맞다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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