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바리는 아오모리/일본 로컬라이프

일본에서 취미 발레: 취발러의 발표회 무대서기

아오리댁 2021. 2. 22. 22:41

시간은 흘러흘러 발표회날이 왔다.

 

일본에 온 이래로 댄스학원에 다닌지도 어언 2개월 반.

 

발표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그들은 뉴비인 나를 받아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아주 초짜는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문 닫기 직전 막판에 입회를 받아 주어

 

그렇게 나는 이번 기수 마지막 수강생으로 참여하게 되었음.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포스팅 참고▼

aomori.tistory.com/12

 

일본에서 취미 발레: 히로사키 로코 댄스 스튜디오 LOCO Studio

몇 년동안 꾸준하게 하고 있는 유일한 취미가 있다면 바로 춤이다. 연차는 쌓여가고 있지만 다 늙어서 시작한 취미생활인데다가 1주일에 한 번, 1시간 남짓의 짧은 수업들 위주로 해왔던터라 어

aomori.tistory.com

 

2달 반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었으므로 실질적으로 수업에 참여한 횟수는 10회 남짓이었다.

 

안무가 박자감도 빠르고 난이도가 아주 낮지는 않아서 안무 자체를 완전히 익히는데만 절반의 시간이 걸린 듯.

 

그래도 빠르게 진도를 따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수업때 찍은 영상을 공유해줘서 영상이 엄청나게 도움이 됐었다.

 

안무를 외우는데도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도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

 

어떤 점이 부족한지, 이 부분에서는 어떻게 몸을 쓰는게 좋을지 파악이 돼서 단점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음.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본인 모습을 촬영해서 직접보고 스스로 얼마나 병신같은지(욕같지만 처음 자신을 영상으로 마주해보면 정말 그러함ㅠㅠ)를 깨닫는게

 

선생님한테 말로 지적 10번 받는 것 보다 훠얼씬 효과적이다.

 

 

연습영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상 국가를 막론하고 많은 댄스학원들이 수업 중 영상촬영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학원 입장에서는 정보(?)유출이나 저작권, 초상권 등의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한다는건 알지만

 

수강생 입장에선 좀 아쉬운 부분이다.

 

 

여튼, 

 

그렇게 2달 반 연습 후 발표회날이 되었다.

 

로코스튜디오의 6번째 발표회. 해마다 이벤트를 열고 있음. 

 

올해 주제는 <Embrase The New Normal>, 코로나 상황에 적합한 제목이군.

 

로코 스튜디오는 요런 트렌디한 맛이 있는게 장점.

 

 

군무지만 솔로파트가 약 5초 정도 주어졌었는데, 안무를 직접 짜서 연습을 해야 했었다.

 

그런데 모여서 연습할때는 아무래도 함께 합을 맞추는 것 위주로 연습을 했기때문에 솔로는 알아서 해야했던 부늬긔..

 

그치만 돈미새인 나는 평일에는 돈버는 일에 집중하느라...(라는 핑계를 대본다ㅠ) 거의 연습을 못했고,

 

안무라는걸 짜 본 경험도 전무해서 갈피를 못잡았다.

 

마지막 2주를 남겨 놓고서야 부랴부랴 연습했음 ㅠ

 

 

5초라는 시간이 별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 시간을 꽉 채워서 안무를 짜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전날 리허설때까지 완성도가 안나와서 전전긍긍하면서 당일 아침까지 혼자 집에서 연습함 ㅠ

 

그러게 진작 좀 해둘껄..

 

 

솔로파트 파세

 

춤선의 디테일이 많이 떨어져서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히 안무 자체는 늘어지지 않고 나름 짜임새있게 만들어 넣었음 ㅜ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많은데, 연습이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되니 긴장이 되었고,

 

긴장하다보니 다리가 떨려서 밸런스가 종종 무너졌고,

 

빨라지는 심박수에 따라 혼자 안무속도가 빨라지기도 하고 그랬다ㅠㅠ

 

생각할수록 아쉬움이 많이 남음... 

 

역시 연습량이 부족하면 이렇게 후회가 남게 된다는 진리.

 

 

하지만 나빼고 모두가 잘 해주었고, 좋은 피드백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발표회 다음날인 오늘, 단톡방에 지도해준 선생님이 보낸 장문의 메시지.

 

 

 

 

"발표 후, 몇 사람의 분들로부터, 절대적인 칭찬의 말과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네댓 분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감동을 전해 주셨어요.
정말 대단했다고 모르는 손님들로부터 전해들었어요.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노력 덕분입니다.
여러분이 곧고 진지하게 레슨을 해 주셨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멋진 무대 만들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이번 넘버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발레의 개념을 뒤집은, 멋진 발레를 발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촉촉하게 -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멋있는 새로운 발레 작품을 만들어 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멤버들한테는 앞으로도 힘을 빌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발레 첫 무대 비록 저의 실수는 있었습니다만
여러분의 무대는 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선물 감사합니다!
메시지 카드도 기쁘고...
어제는 한밤중에 펑펑 울었어요."

 

 

 

내 친구 파파고의 도움을 빌린 번역에 의하면 이러함.

 

 

당일 너무 정신이 없어서 회장 분위기라든지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게 참 아쉬운데,

 

같이 춤추는 반친구들의 가족, 지인들이 사진을 보내주어서 다행.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