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바리는 아오모리/니혼진 탐구생활

쟈니 키타가와에 대한 오카모토 카우안의 폭로(일본이 사과 안하는 이유)

아오리댁 2023. 4. 15. 18:17

몇 해 전 사망한 일본 엔터테인먼트계의 거물, 쟈니 키타가와에 대해서 쟈니스 주니어 소속 아이돌인 오카모토 카우안(26)이 쟈니의 추악한 모습을 폭로해 화제가 되었다. 이 성추문에 대해 영국의 BBC가 취재를 했는데, 그 인터뷰 내용들을 보고 나는 일본인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를 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으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다, 왜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하지 않는지를.

 


목차

  • 일본에서 쟈니스의 존재감이란?
  • 쟈니스 출신 아이돌, 오카모토 카우안의 폭로
  • 일본인들이 강자를 대하는 태도
  • 한국이 일본에게 사죄를 받아낼 수 없는 이유

 

 

일본에서 쟈니스의 존재감이란?

21년도였나? 맥도날드가 BTS와 함께 'THE BTS MEAL' 콜라보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본 맥도널드가 행사 국가 50여 개국에서 빠졌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일본 시장이면 큰 수익을 기대해 봄직한 메인 시장 중 한 곳인데 왜 빠졌을까? 의아해했더랬지. 알고 봤더니 일본 맥도날드와 쟈니스 사이의 계약 내용 중에는 쟈니스 소속 아이돌 외에 타깃 소비층이 비슷한 남성 아이돌을 모델로 쓰지 않는 계약 조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쟈니스는 일본 현지에서 입김이 꽤나 센 회사인데,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메이저 연예 기획사 중 한 곳 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애들이 없는 좀 희한한 곳이다. 그럼에도 워낙 예쁘게 잘 생긴 미소년 아이들을 기가 막히게 잘 뽑는지라 정글 같은 그 바닥에서도 오랫동안 망하지 않는 뾰족함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었지. 일본 연예계에 큰 획을 그어온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데..

수장이 소아성애 취향을 가진 게이 할배였을줄이야. 현대판 와카슈도인가;

* 와카슈도: 남색을 뜻하는 일본의 문화. 전국시대에 주로 신분이 높은 무사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가신의 아들이나 전도유망한 젊은이에게 자신의 수발을 들게 했는데, 이 수발의 내용에는 성적 행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조선의 통신사들이 일본에 갔다가 몹시 당황해했다고 함. 물론 현대에는 그런 풍습들이 사라졌으나 아직도 예술 작품이나 문학 등에서 그 잔재를 엿볼 수 있다. 

https://namu.wiki/w/%EC%99%80%EC%B9%B4%EC%8A%88%EB%8F%84

 

 

쟈니스 출신 아이돌, 오카모토 카우안의 폭로

하.. 진짜 애들한테 무슨짓을 한거냐..

 

폭로의 내용은 대충 이런 내용이고, 최근 오카모토 카우안의 주장뿐만 아니라 사실은 꽤나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폭로가 있었다고 함. 이미 1999년도에 처음 폭로가 되었고, 2004년에는 최고재판소에서 동성애 혐의를 판시했지만 쟈니스 사무소의 막강한 힘과 영향력으로 별 이슈화 되지 못하고 묻혔다. 그리고 그 후로 10년 이상 노인네가 죽을 때까지 관행이 계속된 모양. 쟈니 키타가와의 말 한마디로 소년들의 데뷔나 일감이 정해지는 시스템이었으므로 데뷔가 간절했던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상황을 버티며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누구 하나가 빡이 쳐서 시발시발거리면 다른 소년들이 진정시키곤 했다고 한다. 눈 밖에 나면 그대로 끝장이기에 ㅠㅠ

 

그래, 여기까지는 가해자인 쟈니 키타가와 외에 다른 소년들의 입장이나 사정이 몹시 공감이 간다. 그런데 정말 의아하고 읭 스러운 것은 바로 지금부터다. 미친놈은 쟈니 한 명이 아니었던 것...

 

내가 지금 무슨 말을 들은거지....

아주 완벽하게 가스라이팅을 당해버렸다. 쟈니 키타가와는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존재였고, 아이들은 어렸으니 이런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그렇기때문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착취는 더 악질이고 용서할 수 없음. 당해서는 안되는 큰 일을 당해놓고 저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피해자 본인이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혹시라도 생긴다면, 그런 행동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이 강자를 대하는 태도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가스라이팅를 당한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일본인들은 윤리적 문제를 가진 유명인, 인기스타같은 절대적인 위치의 인물에게 쓸데없이 관대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걸 평소에도 좀 느꼈었는데, 아래 인터뷰 내용을 통해 더 확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아래 짤들은 이번 사태를 취재한 영국 BBC 인터뷰 내용이다.

 

 

쟈니 키타가와라는 범죄자에 대해서 일본 시민들은 대체로 위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 요지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도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고(=지위와 명예가 있고) 저지른 일이 현재진행형이 아니라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연예인들의 학폭 이슈가 큰 화제가 되고, 학폭이 터진 당사자가 구설에 오르면서 나락가는 권선징악의 시나리오를 일본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혹시 알고 계시는지.? 넷플릭스 <더글로리> 같은 드라마가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기는 했으나, 진짜로 인기있는 기상캐스터가 나락으로 떨어져 감옥에 가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보는 일본인들은 없다. 왜냐, 지금은 별 문제 일으키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과거 이야기를 꺼내서 멀쩡한 사람을 나락으로 보내냐는 것이 대다수 일본인들의 정서이기 때문. 연진이가 과거엔 잘못을 좀 했지만 지금은 애도 낳고 단란한 가정 꾸리면서 방송 잘하고 있는 애를 꼭 저렇게 끌어내려야 하냐는 것이다.

 

잠깐만?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얘기 아닌가?

 

맞다. 한국이 일본한테 왜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지 않냐고 할 때마다 일본이 하는 단골멘트다.

 

 

한국이 일본에게 사죄를 받아낼 수 없는 이유

100년이 다 된 옛날 일인데, 왜 굳이굳이 과거를 들춰서 국제 사회에 망신을 주고 지금의 관계까지 틀어버리려고 하냐는 것. 우리(일본)가 너네 철도도 다 깔아주고, 인프라도 얼마나 많이 만들어줬는데 은혜도 모르고 배은망덕 하다고 말하는 꼴이, 꼭 쟈니와 쟈니스 주니어 아이돌의 관계랑 닮은 구석이 있어보인다는 것이다. 오카모토 카우안 처럼 용기내서 폭로하는 아이들에게 기껏 키워줬더니 왜 이제 와서 다 지난일을 들쑤시냐고 꼽주는 정서가 딱 그거랑 똑같아 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일까? 근데 인기 아이돌로 키워준거는 지들 사업 돈벌라고 키워준거고.. 우리나라에 인프라 깐 것도 지들 전쟁하고 돈벌라고 그런거잖음.

 

오히려 일본은 유명 연예인들은 과거 회고록 등에서 자신이 동급생을 괴롭힌 적이 있다거나, 나쁜짓을 하고 다녔던 과거를 얘기를 일부러 하는 지경이다. 이유는 그것 자체로 엄청나게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이미지 메이킹 도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열심히 노력해서 이렇게 인기인으로 성장했다!' 하는 인생 서사에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것을 잘 아니까. 그렇지만 막상 피해자에게 동정심을 갖거나 관심을 두는 일은 좀처럼 없다. 강자에겐 열광하지만 약자는 철저히 짓밟는 것. 이지메 문화도, 식민지화도 결국 그런 정서에서 온거다. 

 

사과하라고 뭐 정의를 말하고 할머니들 이야기를 내세우면서 감정에 호소한다?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얘기. 동상이몽임.

한국이 일본에게 사과를 받으려면 최소 미국만한 강국이 되어야 한다. 그것말고는 방법 없을 무. 일본인은 절대로 결단코 약자에게 쉽게 자비를 베푸는 가슴 따뜻한 민족이 아니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날이 온다면 장담컨대 일본애들 과거사 다 사과하고 납짝 엎드릴거임. 너무 판타지라 슬픈 얘기지만..

 

 

맘고생했을 소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쟈니 키타가와 같은 돈과 힘이 있는 사람들은 자국민들이 얼마나 강자에게 관대한지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일터. 죽고 난 후에 이렇게 문제를 터뜨린 전 쟈니스 소속 아이들도 그걸 누구보다 잘 알테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오카모토 카우안 외 용기내고 탈퇴까지 감행한 여러 피해 소년들, 쟈니스 사무소 밖에서 성공하기를.

 

태양이 질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가 조용히 칼을 빼드는 모습이 뭔가 닌자 같기도 하고.

누가 니혼진 아니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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