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바리는 아오모리/니혼진 탐구생활

일본인들이 투자를 안하는 이유

아오리댁 2021. 5. 17. 23:27

 

일본인들은 정말 재테크에 관심이 없다.

 

내 일제 남편을 비롯해서 주변 인맥들을 살펴보아도 자산을 불리는 것에 특별히 관심있어 보이는 사람을 만난적이 없는데,

 

돈을 터부시한다기 보다는 열심히 땀흘려 버는 돈에 더 관심이 많음.

 

좋게 말하면 '간밧떼' 하면서 열심히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그런 삶을 서로 응원하며 산다.

 

일확천금이나 한탕주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모두 빠칭코나 경마장으로 감.

 

 

주식, 코인 이런거 관심없던 사람들 조차 너도 나도 투자시장에 들어온 최근 우리나라 사정과는 달리

 

일본은 전혀 그런게 없다

 

아니, 전세계적으로 현금이 이렇게나 많이 풀리고 투자 안하면 벼락거지 된다는 요즘같은 시기에

 

왜 이 사람들은 투자를 안하는걸까.

 

 

 

 

1. 세금.

투자로 번 돈에 매기는 이 나라 세금 계산법이 아주 기가막히다.

예를들어 연봉 500만엔을 버는 직장인이 1000만엔을 투자해서 100만엔의 차익실현을 했다고 한다면,

 

투자수익금 100만엔에 대한 세금 몇 %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버는 연봉 500만엔+ 투자수익금 100만엔 = 600만엔,  즉 노동 소득과 합산한 전체 금액으로 투자 세금을 매긴다. 

 

투자로 번돈은 근로/사업소득보다 세금 비율이 높고 소득구간에 따라서 내야 하는 비율도 달라지는데,

 

최대 50%까지도 징수될 수 있음..

 

니가 투자로 번 소듕한 수익의 상당부분을 정부랑 사이좋게 나눠 갖는거다.

 

 

그렇다고 투자하면서 잃어버린 손실금에 대해서 감면을 해주냐하면 당연히 안해주지.

 

이렇게 되면 투자를 정말 요령껏 성공적으로 잘해내지 않는 이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생기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정부만 좋은 일을 할 일본인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다보니 가뜩이나 금융문맹인 사람들이

 

더더욱 관심을 두게 되기가 어려워지는 거시 현실..

 

 

그와중에도 또 깨어있는 일부는 투자를 하기는 하는 모양인데

 

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세금을 토해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비교적 투자에 자유롭고 세금 비율도 크지 않으며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한국의 투자 커뮤니티를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우리나라도 점점 규제가 생기고 짲응나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일본에 비하면 양반이다ㅠ

 

 

 

2. 영 못미더운 금융제도권

진짜 일본 정부 이놈들 칼만 안들었지 자국민들한테도 날강도짓 하는 지독한 놈들임.

이 나라 빚 많다는건 여기 사람들 빼곤 다 아는 사실일텐데, 국가 살림 밑천을 국민들 주머니에서 빼가는게 일본 정부다.

 

근데도 국민들이 너무 멍청해..

 

정치에 관심 자체가 없고,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아니다 싶을때 아니라고 들고 일어나는 배짱도 없음.

 

티비틀면 국민들 우민화하고 선동하는데 아주 도가 튼 것들임.

 

 

실제로 최근 100년간 서너차례 그래왔는데, 나랏돈 없으면 국가적 당위성을 내세워서 국민들 예금 출금정지 시키고 거기서 일부 돈을 빼간다.

 

그래서 경험있는 일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장롱안에 현금다발 쌓아두는거임.

 

단순히 금리가 낮아서 예금을 안하는게 아니라 은행에 돈 넣었다가 이자는 커녕 언제 뺏길지 모르니까 안넣는거다.

 

 

일본인들이 현금을 즐겨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물건살때, 식당에서 현금만 받는 것도 비즈니스 하는 입장에서 내 수중에 있지 않는 돈은 안전하지 않기 때문임.

 

물론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전산 시스템도 현금이 선호되는 큰 이유중 하나이긴 하다.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누군가(은행, 기관 등)에 큰 돈을 맡기는 일이기 때문에 불안한 일인 것.

 

 

 

3. 버블붕괴 트라우마

이들이 원래부터 자산 시장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많이 쓰는 이 '재테크'라는 말도 ざいテク(자이테쿠: 재무+테크놀로지의 합성어)라는 일본에서 가져온 것인데,

 

한창 일본경제가 호황이던 8-90년대에는 너도 나도 재테크에 혈안이 되어있었고,

 

외국에서도 환치기를 전문으로 하던 일명 '와타나베 부인'들이 유명할 정도였음.

 

그 당시 만들어진 자산시장 버블이 터진 후에 온 경기침체는 아직도 회복이 되지 못하고 있고,

 

닛케이 지수는 그때부터 30여년을 횡보하고 있다.

 

당시에 부동산과 주식에 자산을 넣은 사람들은 버블이 꺼지면서 그대로 쪽박찬거임.(이정도면 코스피 10년 횡보는 애교다)

 

 

버블붕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아래글 참고▼

 

https://aomori.tistory.com/19

 

닛케이지수와 일본의 버블 경제

요즘 전세계가 자산시장 호황으로 시끌시끌한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부양책으로 시중에 현금이 많이 풀리고, 이 돈이 다 자금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니 돈으로 돈을 버는 상황에서 양극

aomori.tistory.com

 

 

이제 일본은 부동산도 감가상각이 되는 소모품이 되었고,  노동 말고는 곳간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사정이 좀 나은데

 

평범한 직장인들이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는... 전혀 없다시피 한 상황.

 

그렇게 전 국민이 이미 다같이 가난해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 나라,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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